말보다 말씀! 빚보다 빛!

성경 전체를 배우고 사는 교회

몰아가심으로!


몰아가심으로

김형중목사 (어스틴 우리침례교회)

얼마전 서부 개척 시대에나 볼 법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카우보이들이 약 200마리의 소를 모는 광경이었습니다. 지난여름 텍사스주에 일주일 넘게 폭우가 쏟아지면서 휴스턴 외곽 리버티 카운티에 있는 리버티 벨 목장에 고립된 소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결국 카우보이들은 능수능란하게 소들을 몰아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때론 우리의 삶에서도 이런 경험을 합니다. 카우보이의 소몰이가 아닌, 하나님의 몰아가심 말입니다. 

지난 8년여 동안 사역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담임목회지를 위해 기도하던 중, 세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중에 한 곳은 달라스에 있는 교회였습니다. 예전부터 저를 후임으로 생각하고 계셨던 목사님의 제안이었습니다. 이미 성도분들과 협의를 마치신 상태였습니다.  대략 1-2년 정도의 준비 기간 후에 자연스럽게 담임목사가 되는 계획이었습니다.  담임목사 청빙으로 혼란스러운 교계의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바람직한 혜안이었습니다.  그 교회는 자체 건물, 식당 겸 친교실 그리고 조그마한 축구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달라스는 미국에서 한인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지역일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지역이기 때문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곳은 한국에 있는 교회였습니다. 안정적인 한국교회에서의 담임 사역은 미국에서 유학한 목사라면 한 번쯤 꿈꾸어 보는 일이기도 하기에 가족과 함께 기도하며 많은 관심을 두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스틴 지역이었습니다.  7월초부터 8분이 한 가정에 모여 예배를 드리며 담임목사를 찾고 계셨습니다. 이 소그룹의 예배를 위해 저에게 연락하신 집사님은 대략 5-6년 전, 본인이 전에 부사역자로 섬기던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본인이 사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주신 것입니다. 교회 건물도 없고, 8분의 성도님들만이… 그것도 부사역 자로 있었던 어스틴 지역에서의 사역… 주님의 뜻을 깨닫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히 주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하나님께서 마태복음에 있는 말씀을 통해 제 삶을 몰아가셨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8년 전 사역지를 결정할 때와 동일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때도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다시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주님의 몰아가심에 순종해야만 했습니다. 머리는 달라스나 한국을 향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어스틴 지역의 소그룹에  있었습니다.

어스틴 지역에서의 사역을 결정하고  가정에서 드린 첫 예배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예배드리기 전날까지만 해도 매우 긴장되고 초조했습니다.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알지 못했던 분들과의 첫 만남, 다른 분위기의 예배 장소, 낯설어하는 아이들의 반응… 생각지도 못했던 개척이라 말 그대로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러나 주일 아침에 하나님께서 다시 말씀으로 몰아가셨습니다.  마음에 두려움은 사라지고, 대신에 담대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살았던 엘리멜렉의 가족이 생각났습니다. 나오미와 룻의 삶이 떠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세우고, 채우는 보아스가 그려졌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늘 하나님의 몰아가심 속에 있었던 사람들 이었습니다.  감격적인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주님의 몰아가심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교회가 교회로 서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교단 가입, 주 정부 가입, EIN번호, 은행 오픈 그리고 예배 장소를 위한 후원교회 등이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 처소를 제공할 후원교회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성도님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한인 분포지역을 중심으로 후원교회로 섬겨 줄 미국침례교회를 찾았습니다. 영어로 된 12페이지 자기 소개서를 들고 여러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셨기에 방문한 교회마다 기쁨으로 우리 교회의 필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후원교회 찾을 수 있도록 그  절차에 대해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분들의 안내대로 먼저 Austin Baptist Association을 방문하였고, 후원교회와 교단 후원 프로그램까지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매일 밤 9시, 전 성도들은 후원교회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셨고, 2015년 10월 둘 째주에 30여 명의 성도와 함께 Anderson Mill Baptist Church에서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님의 몰아가심으로 드리는  감격스러운 예배였습니다.

어스틴 우리 침례교회는 어스틴 지역에 있는 또 다른 교회이기를 포기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성경 전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회입니다. 그동안 본인의 신학교 강의 경력을 기반으로 신구약 전체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 갈 자녀들은 본인이 집밥을 지어 먹이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직접 제작한 공과로 말씀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스틴 지역에 말씀에 갈급한 분들에게 기름진 하나님의 말씀을 제공할 것입니다.  주님의 몰아가심으로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본인의 사명에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몰아가심이 지속하는 우리 침례교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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