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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


목마름

불가마, 요즘 어스틴 날씨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입니다. 한낮 기온이 100도가 넘은 지 벌써 3주가 넘은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일상이라지만 올해는 다른 때보다 좀 더 푹푹 찌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비도 내리지 않아 동네 연못가에 물이 말랐습니다. 가끔 사슴들이 아침저녁으로 목을 축였는데 이제는 거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연못에 물이 없으니 물을 마시는 사슴을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텍사스만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서부지역에 20년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강수량이 최근 100년 사이 가장 적었다고 합니다. TV나 다른 매체는 미국이 얼마나 극심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말라가는 후버댐을 담은 영상을 종종 송출합니다. 후버댐을 만들면서 생긴 미드호의 수위도 55미터나 내려갔다고 합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속이 타들어 갔습니다. 몇 해 전 방문했을 때만 하더라도 가득한 물로 그 위용을 뽐냈는데, 이제는 바닥을 드러내고 말라붙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미 바닥을 드러낸 지역은 그물처럼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먼지 날리는 바닥 사이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떼 지어 죽어있어 그 처참함을 굳이 말로 담아낼 필요가 없습니다. 눈으로만 보아도 덩달아 목이 타들어 갔습니다.

가뭄으로 갈라진 미드호 바닥을 보며 몇 가지 생각했습니다. 먼저, 풍요로움으로 치장된 삶은 언젠가는 그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가 떠올랐습니다. 제아무리 사라지지 않을 만큼 쌓아두었을지라도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난다는 오싹한 진실이 마음과 생각에 뚜렷하게 새겨졌습니다. 둘레만 185km로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네바다 애리조나주에 물을 공급하는 미국 최대의 인공호수인 미드호가 바닥을 드러내듯, 우리의 삶이 제아무리 기름진 것으로 채워져 있어도 언젠가는 바닥이 드러나고 말라서 그물처럼 갈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쉽사리 떠나보낼 수 없는 울림이었습니다. 게다가 풍요로 가려진 삶 가운데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을 생각했습니다. 부족하다고 생각할 겨를 없이 바로 채워져야 하고, 어찌 됐든 기필코 채우고야 마는 삶에 익숙해지는 동안 주님에 대한 갈급함은 점점 고어 혹은 사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대한 간절함 역시 점점 희미해지는 아찔한 삶입니다. 언젠가 담아두었던 말씀으로 아슬하게 살아갈 것이 아니라, 타는 목마름으로 주님을 갈망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불가마가 떠오르는 텍사스 여름 가뭄이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 성도님들은 가뭄 앞에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행복한 목사 김형중 Copyright 2022 by Hyung Joo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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