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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테


감사 테

어렸을 때 날이 쌀쌀해지면 할머니와 함께 톱으로 나무를 잘랐습니다. 꽤 굵은 나무를 자르고 쪼개 장작을 만들었습니다. 겨울을 준비한 것입니다. 나무를 자르면 동그란 무늬가 있었습니다. 컴퍼스를 대고 그려 놓은 것처럼 동그란 무늬가 일정했습니다. 신기해서 사포로 그 무늬를 지워보기도 했지만, 지워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나이테였습니다. 그 동그란 무늬는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나무가 살아온 세월이 그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나무의 나이테는 나무가 계절에 따라 세포분열의 속도가 달라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그 모양이 선명하다고 합니다. 봄과 여름에는 색이 연한데, 그 이유는 세포분열이 활발해서 세포벽이 두껍게 자라지 못할뿐더러, 많은 물이 공급되어 세포의 부피가 크기 때문입니다. 가을부터 겨울에는 성장 속도가 감소하여 세포벽이 두껍고 조직이 치밀해져서 색이 진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연한 조직과 짙은 조직이 서로 번갈아 만들어져 동심원 테가 생긴다고 합니다. (충북 산림과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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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도 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결국에는 드러나는 테 말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려진 테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감사 테입니다. 우리 인생도 매년 나무처럼 자랍니다. 자라면서 인생의 계절 따라 굴곡진 삶이 이어집니다. 인생의 봄이 옵니다. 추위를 뚫고 아지랑이 피고 꽃도 피면 봄입니다. 여름이면 비도 오고 바람도 붑니다. 때로는 태풍이 와서 넘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자랍니다. 어느새 인생의 가을이 옵니다. 찰진 열매들이 가득합니다. 여름내 맘고생하고 흘렸던 땀과 눈물을 뒤로하고 금세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머지않아 인생에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립니다. 온통 하얀 눈밭이지만 추위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삶은 익어갑니다. 그리고 삶의 흔적이 한 줄로 남습니다. 감사의 테입니다. 한 해에 한 줄씩 그려지는 감사의 테입니다. 인생의 굴곡이 깊을수록 선명해지는 감사 테입니다.

지난 주일, 추수 감사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 교회 전통에 따라 예배 시간에 감사를 나누었습니다. 한 교회에서 우리가 되어 감사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인생에 감사 테를 그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마다 감사하기까지 감내해야 했던 눈물과 땀방울로 그려진 감사 테였습니다. 크기는 다르고 넓이도 달랐습니다. 감사 테 수도 달랐지만, 그 누구도 지울 수 없는 선명한 감사 테였습니다. 일 년 동안 그려진 감사 테를 함께 나누는 것 자체가 감동이자 감격이었습니다. 게다가, 놀라운 신비를 경험했습니다. 우리 성도분들과 함께 감사를 나누니 우리 교회의 감사 테가 되었습니다. 매년 추수 감사절에 우리 성도분들이 함께 교회가 되어 그려진 감사 테를 나누니 우리 교회의 선명한 감사 테가 된 것입니다. 벌써 그 감사가 테가 일곱 개나 그려졌습니다. 그 감사 테가 그려지기까지 굴곡이 많았습니다. 때로는 담아내기 벅찬 눈물과 땀 방울이 있었지만, 참 감사한 감사 테입니다. 감사를 그리며 또 다른 감사를 그리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감사 테가 우리 삶과 교회에 선명하게 그려지길 소망합니다.  “모든 일에, 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엡 5:20)

행복한 목사 김형중 드림 Copyright 2022 by Hyung Joo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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