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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


우리편하게 말해요!

“우리, 편하게 말해요.” 대한민국 아나운서의 살아있는 아이콘 이금희 씨가 막 쪄낸 책 제목입니다. 이금희씨를 생각하면 친숙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달래주고 때로는 속삭여 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머니는 이금희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자주 보셨는데, 아예 조그만 수건을 옆에 갖다 놓고 방송을 들으셨습니다. 때로는 우시고 때로는 웃으셨습니다. 간혹 저런 며느리를 얻어야 한다고 에둘러 말씀하셨습니다. 한때 어쩔 수 없이 이상형이었던 여인이 지은 책, 말이 필요 없는 말하기의 달인이 지어낸 책, 이런저런 추천이나 가격을 따져보지 않고 서둘러 구입했습니다. 평생 말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존재, 오히려 말하기가 경쟁력인 시대, 그러나 말하기 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태반인 시대에 일종의 생수와 같은 책입니다. 그 감동과 감격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강의하고 있는 [말하기] 수업 교재로도 사용합니다. 집사람과도 좀 더 편하게 말하기 위해서 함께 읽고 있습니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말하는 편하게 말하기를 간략하게 나눕니다.

이금희씨의 편하게 말하기는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들어야 말을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상대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말을 하려면 말을 들어야 해요. 잘 듣지  않고 말을 잘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말하기 전에 아기는 무엇을 할까요, 엄마가, 아빠가,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듣죠. 말하기 위해 듣는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pp. 18-19) 커트 랑케 (Kurt Ranke)라는 언어학자는 인간을 호모나랜스 (Homo Narrans, 이야기를 하는 사람)라고 규정합니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로 사회를 이해하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듣기입니다. 어쩌면 경청이 존재의 시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몇이나 있나요? 행여 듣지 않는다고 맘 상해 하지는 않나요? 듣기를 강요하기보다는 먼저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편하게 말하기 위해.

이금희씨의 편하게 말하기 정점은 구원입니다. 말의 힘을 말하는 겁니다.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pp. 163-66) 어린 나이에 아버지뻘인 남자와 결혼한 여인이 있습니다. 큰애가 말귀를 알아듣고 작은애가 아장아장 걸을 무렵, 남편이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전쟁 중에도 그녀는 의식 없는 남편 옆에서 날마다 이야기합니다. 무서우면 더 말을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두 딸을 키우며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혼자 되뇝니다. 말하는 동안 그녀는 달라집니다. 웅얼거렸던 말이 자신이 있고 또렷한 말로 바뀝니다. 여인은 그렇게 자신을 찾아갑니다. 말하면서 자존감을 찾아갑니다. 그렇게 독백은 고백이 되고 고백은 구원이 됩니다. 그녀가 말하는 구원은 신앙적인 면과 거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도 아닙니다. 아픔을 들고  주께 나아가 이야기하면 주님이 주시는 구원과 평안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11:28) 먼저 근심 걱정 내려놓고 주님과 편하게 말하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편하게 말하기 위해.

행복한 목사 김형중 드림 Copyright 2023 by Hyung Joo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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